오늘 리뷰할 영화는 제 인생 영화 팬텀 스레드입니다. 다소 대중적으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많은 명작을 만든 폴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입니다. 1950년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레이놀즈'는 누나 '시일'과 함께 런던 왕실과 사교계의 드레스를 지으며 그 솜씨로 평판이 자자합니다. 그런 그의 옷을 입는 것이 사교계 여자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천재들이 그렇듯 그의 삶은 그만의 루틴에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여자관계까지 통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장식품이 아닌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그의 뮤즈들은 언제나 그를 떠나기 마련이었습니다.
첫눈에 반하다
휴식을 위해 고향집을 찾은 '레이놀즈'는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됩니다. 수수한 외모를 가진 웨이트리스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웨이트리스와 묘한 기류가 흐르더니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데이트를 신청합니다. 웨이트리스는 데이트를 수락합니다. 그렇게 '알마'를 집으로 초대하는 '레이놀즈'는 나쁜 남자 냄새 물씬 나는 멘트를 뒤로 하고 옷을 만들어주겠다며 치수를 재어 줍니다. '알마'는 '레이놀즈'가 찾던 완벽한 치수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일단 드레스가 만들어졌으니 입고 데이트를 나가는 '알마'. 그렇게 '레이놀즈'의 완벽한 뮤즈가 된 '알마'는 우드콕 의상실의 모델이 됩니다. 초고속으로 패션쇼에 진출하는 '알마'. 이 패션쇼는 '알마'의 장난기와 레이놀즈의 건조한 프로페셔널함이 대조적으로 보이고 5~60년대 패션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는 법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알마'와 자신의 스타일에 '알마'를 맞추려는 '레이놀즈'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오갑니다. 하지만 일중독인 '레이놀즈'에게 절대 다가갈 수 없는 선이 있었습니다.
자기 관리 못하는 부유한 고객
부유한 대고객인 '바바라' 부인의 파티에 참석하는 '알마'는 레이놀즈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놀즈'가 만든 드레스가 다양한 방식으로 홀대받고 있었습니다. 결국 실려가는 '바바라' 부인을 보며 알맞은 분통을 터뜨리게 됩니다. '알마'의 기가 막힌 선동술에 '레이놀즈'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결국 '바바라'의 옷을 강제로 뺏어오게 됩니다. 비록 사랑한다는 말은 못 들었지만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된다고 생각한 우리의 '알마'. 그 후 다른 여자의 옷을 만들어주는 '레이놀즈'를 보며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받아 주지 않는 사랑에 대한 집착
'알마'는 '레이놀즈'를 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게 됩니다. 싸움은 점점 점입가경으로 치닫습니다. 엉망이 된 서프라이즈. 이후로 '알마'를 투명인간 취급하던 '레이놀즈'는 컨디션에 이상이 있는지 뭔가 불편한 모습인데요. 사실은 '알마'가 홧김에 독버섯을 요리에 넣어 '레이놀즈'를 중독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쓰러진 '레이놀즈'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알마'. 어느새 '레이놀즈'는 '알마'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레이놀즈'는 며칠 뒤 건강을 되찾게 됩니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진 '알마'는 '레이놀즈'의 생활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었고 '레이놀즈'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힘든 결혼 생활을 누이에게 하소연해 보는 '레이놀즈'. 그러나 얼마 말하지도 못하고 부인에게 딱 걸려버립니다. 부인 험담의 결과는 역시 엄청난 밥상입니다. 못된 '레이놀즈'를 벌주는 방법에는 독버섯 요리만 한 게 없겠죠. 광기 어리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알마'와 '레이놀즈'의 사랑은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싸움이 생겼을 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잘났고 못났고 가 아니라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을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라는 점을 '알마'와 '레이놀즈'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그 방식이 가학적이고 기괴할지라도 둘이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그들 나름의 사랑의 모습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학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내 삶을 무너뜨리러 온 나의 여자에 대한 이야기 팬텀 스레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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