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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림스톤] : 서부시대 여성의 슬픈 인생

by 오로라진 2022.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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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림스톤(BRIMSTONE,2016)

'브림스톤'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한마을을 배경으로 암울하게 살아온 기구한 여성의 비극 스릴러 영화입니다. 끔찍한 장면들과 무거운 주제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에게는 조금 무리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괴물의 탈을 쓴 성직자

서부 개척시대 한 시골 마을에서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혀가 잘려 말을 하지 못하는 여주인공 '조안나'. 무언가 기고한 사연을 가진 듯한 그녀는 마을의 임산부들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그녀는 이미 아들이 있는 남편에게 시집을 와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못된 행동도 가정적인 남편 덕분에 그녀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명의 미성숙함은 곧 그릇된 신념의 성직자로 인해 조안나의 가족을 파멸로 이끌기 시작하죠. 여느 날처럼 교회로 찾아간 조안나의 가족 그런데 새로운 목사의 설교를 듣는 순간 그녀는 잔뜩 겁에 질린 듯 긴장합니다. 예배가 끝난 뒤엔 마을 사람들처럼 목사와 인사하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습니다. 그때 갑작스러운 산통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임산부를 보고 산파였던 조안나는 그녀를 외면한 채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보기엔 산모의 건강한 출산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따라서 아기를 포기하고 산모를 살리려던 조안나는 죽은 아기를 강제로 끄집어내지만 마을 사람 모두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날 밤 산모의 남편 '네이든'이 찾아와 '조안나'를 위협합니다. 그때 목사가 나타나 사태를 진정시키지만 그는 '조안나'의 남편에게 그녀의 잘못이라고 경고하죠. 이후부터 '조안나'의 가족에게 엄청난 일들이 벌어집니다. 아들이 관리하던 축사의 양들이 새끼가 꺼내진 채 모두 처참하게 죽어 있었습니다. 전날 소란을 일으킨 '네이든'의 짓이라 생각한 남편은 그를 따라가겠다는 아들과 함께 복수에 나서지만 그는 이미 마을을 뜨고 없었습니다. 그들이 집을 비운 사이 목사가 찾아와 축사에 있던 '조안나'를 가둔 뒤 딸에게 접근합니다. 그리곤 엄마에 대한 비밀 얘기를 해주겠다며 아이를 잠시 데려갑니다. 이 모든 게 목사의 짓이라 믿었던 '조안나'는 그날 밤 모두가 잠든 사이 교회로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녀가 자릴 비운 사이 목사는 '조안나'의 남편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끔찍한 모습으로 축사에 묶여 숨을 헐떡이는 남편. 그의 마지막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아들은 결국 아버지를 향해 총구를 겨눕니다. 남겨진 세 사람은 이 지옥으로부터 황급히 달아납니다.

끔찍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영화는 '조안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목사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려줍니다. 그는 다름 아닌 '조안나'의 친아버지였죠. '조안나'와 그녀의 엄마는 늘 아버지의 이중적인 그늘 아래 숨죽인 채 살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 모두가 신의 계시인 것처럼 권위적입니다. 분노조차 조절하지 못하던 그는 끔찍한 소아 성애자이기도 했습니다. 엄마는 늘 그런 그가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자신과의 잠자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사정없이 아내를 채찍질하던 그가 급기야 설교 도중 마을 사람들 앞에서 그녀를 심판하듯 죄를 씻으라 훈계했습니다. 자신이 곧 신이기에 신을 거부한 죗값을 치르게 합니다. 초경을 시작한 직후 아버지의 음흉한 눈빛 아래 축사일을 하게 된 '조안나'. 어느 날 지나가던 두 카우보이가 그곳을 찾아옵니다. '조안나'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부상을 입은 그들을 몰래 축사에 숨겨줍니다. 그중 '사무엘'은 자신의 정적을 도중에 살해하고 홀로 축사에 오랜 시간 머물며 '조안나'의 가족을 살펴봅니다. 두렵지만 인적이 드문 탓에 말동무가 없던 '조안나'는 그에게 정이 들어갔습니다. 또 '사무엘'도 모녀의 모습을 가여운 듯 지켜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을 노리고 있던 남편에게 욕설을 내뱉은 '애나'는 결국 열쇠가 달린 재갈까지 써야 했습니다. 폭력과 학대로 영혼이 사라진 듯 쓸쓸해 보이던 엄마는 딸의 말이 떨어지자 결국 충격적인 모습으로 고통을 마감합니다. 아내가 죽자마자 그가 딸과의 결혼을 강제로 올리려 하는데 그때 '사무엘'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타납니다. 하지만 기력이 부족했던 그도 목사에 의해 죽습니다. 끝내 자신의 탐욕스러운 목적을 이룬 뒤 딸을 겁탈하는 괴물. 죽을 만큼 괴로웠던 '조안나'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정처 없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황량한 사막에서 기절하게 쓰러집니다. 지나가던 중국계 이민자들에게 우연히 구조된 '조안나'는 그들에 의해 또다시 기구한 운명에 맞닥뜨립니다.

또다시 찾아온 불행

금광이 가까운 이곳은 광부와 총잡이가 득실거리는 곳이었습니다. 유흥과 매춘이 횡횡하던 이곳의 한 술집에 중국인은 '조안나'를 팔아버립니다. 괴물에게 벗어나자마자 다시 괴물을 상대하게 된 '조안나'. 이곳은 손님을 거부하는 즉시 마녀사냥처럼 처형을 당하는 야만의 장소였습니다. 어린 '조안나'가 보는 앞에서 매춘을 하겠다는 남자가 있는 한편 키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혀를 잘라내기도 했습니다. 그녀들은 손님의 소모품이자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어느덧 어른이 된 '조안나'는 끔찍한 지옥에서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혀가 잘려나간 '리지'를 위해 수아도 함께 공부하며 곧 이곳을 탈출할 계획도 세웁니다. 결혼 중개인에게 찾아가 상대도 알아봅니다. 아내를 구하고 있던 시골 남자의 사진을 받아본 '리즈'는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탈출하기 직전 여성들을 몽땅 사버린 손님은 바로 '조안나'를 찾으러 온 목사였습니다. 그는 '조안나'가 자신을 거부하자 그녀를 사정없이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리즈'도 '사무엘'처럼 허탈하게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단짝의 죽음을 본 '조안나'는 그를 찌른 직후 죽은 '리즈'가 자신인 것처럼 위장하고 그곳을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리즈'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혀를 잘라내고 누군가를 찾아갑니다. 죽은 '리즈'가 시집을 가려던 시골의 홀아비이자 훗날 '조안나'의 남편이었습니다. 영화는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괴물에 의해 파괴되는 '조안나'의 가족으로 시작된 1 챕터. 술집에 팔려가 벗어날 수 없는 무력감에 길들여지던 2 챕터. 괴물의 딸로서 학대와 고통의 시작을 보여준 3 챕터. 그리고 마지막 4 챕터에서는 처참한 복수와 발악이 시작됩니다.

복수를 성공한 조안나의 기구한 생

지옥을 탈출한 직후 집요하게 그들을 추격하던 괴물은 '조안나'의 의붓아들까지 살해하고 그녀가 찾아간 시아버지까지 잔인하게 살해합니다. 완전히 정신이 나간 괴물은 '조안나'의 어린 딸까지 묶여 있는 그녀가 보게끔 고문하듯 폭행합니다. 그리고 그 몹쓸 욕망을 아이에게 전이시키려 합니다. 이를 본 '조안나'는 모성애가 가져온 초인적인 힘을 불러와 괴물을 불태워버리고 딸을 구해냅니다. 과거로 역행하는 영화의 구성이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두 시간 반의 러닝타임 동안 각 챕터별로 진행되는 구성은 마치 미니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또한 '조안나'와 괴물의 악연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가 끝까지 궁금해지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종종 눈을 가리고 볼 만큼 고아한 장면들도 꽤 많습니다. 게다가 어린 딸과 소녀 '조안나'가 겪은 끔찍한 만행들이 엄청 불편할 정도로 잔인하게 묘사됩니다. 인면수심의 괴물 욕망에 사로잡힌 타락한 성직자의 광기와 친부에 의해 자행되는 아동학대, 그리고 가정 폭력까지 그릇된 신념이 고립된 곳에서 힘을 발휘할 때 시대를 막론하고 그것이 얼마나 잔인해지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배우들의 연기도 꽤 좋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본 영화치곤 꽤 충격적인 작품이자 상당히 파격적인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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