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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따뜻한 사랑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

by 오로라진 202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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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미 바이 유어네임(CALL ME BY YOUR NAME,2018)

영화보다 소설로 더 유명한 작품인 '콜미 바이 유어 네임'.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설과 영화가 어떤 점이 다른지 왜 사람들은 소설보다 영화에 열광을 했는지 파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설에서는 이후의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마무리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여름날에 불현듯 찾아온 손님

1983년 북부 이탈리아의 어느 별장 이 지루하고 심심한 여름이 얼른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한 소년이 있습니다. 소년의 이름은 엘리오. 작곡을 하고 수영을 하며 권태롭게 시간을 죽이는 그에게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바로 고고학자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찾아온 수려한 외모를 가진 대학원생 올리버의 등장이죠. 엘리오와 올리버는 여름휴가 동안 화장실을 공유하는 아주 가까운 옆방 사이가 됩니다. 조숙하지만 아직은 풋풋한 엘리오와는 반대로 유쾌하고 어딘가 관능적인 올리버. 엘리오는 그런 올리버가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엘리오의 감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올리버는 거침없이 그에게 다가옵니다. 선글라스를 낀 채 항상 올리버를 훔쳐보는 엘리오. 같이 수영을 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엘리오는 자신이 올리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열일곱 청춘답게 당돌하게 올리버에게 다가갑니다. 그런 엘리오를 올리버는 단호한 태도로 밀어냅니다. 하지만 단호한 말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태도를 가진 올리버. 어느새 엘리오에게 끌리는 마음에 혼란스러워하게 됩니다. 결국 마음을 정하지 못한 둘은 잠시 어색한 사이가 됩니다. 그런데 엘리오에게 확신이 없던 올리버의 마음을 바꿔놓는 순간이 등장하는데요.

마음을 바꿔준 찰나의 순간 사랑에 빠지다

고고학자인 올리버와 엘리오의 아버지는 이번 여름에 강 속에서 오래된 미소년의 동상을 발견했었는데 그 동상의 사진들을 보며 올리버는 엘리오를 떠올리죠. 사실 엘리오를 상징하는 영화의 미소년 동상은 오프닝부터 등장합니다. 마르고 단단한 몸과 미성숙한 젊음 유혹적인 태도까지 엘리오와 아주 흡사합니다. 처음에 동상을 건져 올릴 때 동상의 입술을 매만지던 올리버는 나중에 엘리오의 입술을 똑같이 매만지면서 동상과 엘리오를 동일시한다는 걸 알려줍니다. 자제력이 뛰어나지만 한번 고삐가 풀리면 멈출 줄을 모르는 올리버. 자신도 성격을 알기에 엘리오를 처음에는 밀어냈지만 결국 그와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마음을 멈출 수가 없게 됩니다. 두 사람은 아주 깊은 여름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로맨틱한 첫날밤을 보냅니다. '사랑하는 상대를 내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 영화 제목인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은 '너에게 내 이름을 준다'는 사랑의 맹세이자 둘만 아는 암호의 역할을 하죠. 불꽃같은 첫날밤을 보낸 뒤 시작부터 줄곧 엘리오의 감정선을 따라갔던 카메라는 이제 반대로 올리버의 시점을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어린 엘리오에게는 올리버가 젊은 날의 치기와 성 정체성의 확인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면 올리버는 엘리오를 훨씬 더 깊은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관객은 뒤늦게 알게 됩니다. 올리버는 잠자리 후에 엘리오가 혹시 마음이 변하지는 않았을까?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전전긍긍하면서 계속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올리버의 걱정은 괜한 일이었죠. 엘리오는 올리버를 계기로 자신의 정체성과 성에 관해 눈을 띄게 되고 이 부분에서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복숭아 신이 탄생하게 되죠.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빨리도 흘러가고 그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시간도 어느새 끝이 납니다. 올리버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엘리오와 짧은 여행을 떠나게 되죠. 여행지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로워진 그들은 마치 세상이 오늘 끝나는 것처럼 서로를 열렬히 갈망합니다.

헤어짐의 시간과 기약 없는 이별

하지만 헤어질 시간은 기어코 다가오고 올리버와 엘리오는 열차에서 결국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되죠.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겨울 한층 성숙해진 엘리오는 느닷없이 걸려온 올리버에 전화를 받습니다. 결혼 소식을 전하는 올리버의 말에 엘리오는 잠시 말문이 막히죠. 그리고 말합니다. '난 전부 기억해'. 전화를 끊은 엘리오는 조용히 불꽃을 응시합니다. 그리고 숨죽여 눈물을 토해내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영화계의 거장 루카 구아다니노의 작품 콜미 바이오 네임은 감독의 욕망 3부작 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상을 받았습니다. '그해 여름 손님'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소설에는 영화 이후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고 합니다.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매력을 몇 가지 뽑아보자면 일단 아름다운 영상미를 뽑을 수 있겠습니다. 감독이 실제로 인터뷰해서 관객들을 햇살에 취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1980년대, 이탈리아, 그리고 여름,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서 싱그럽고 권태로운 여름의 아름다움을 잘 담아냈습니다. 두 번째로는 배우들의 열연인데요. 특히 엘리오 역의 티모시 샬라메는 리딩도 하지 않고 감독이 배움을 맡겼을 만큼 엘리오 자체였다고 합니다. 완벽한 캐스팅이었던 만큼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N차 관람을 유발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는 겁니다. 영화를 여러 번 보다 보면 인물들의 행동과 상징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초반에는 알기 힘든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하는 숨은 감정 표현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아프지만 그만큼 우리를 한 뼘 성장시켰던 사랑에 대해서 여름이 되면 첫사랑과 함께 생각날 것 같은 영화 지금까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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