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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인간의 내면 영화[완벽한 타인]

by 오로라진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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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타인(2018)

게임으로 밝혀지는 비밀들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친구들은 한 가지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모두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저녁을 먹는 동안 자신에게 오는 모든 통화와 문자, 카톡, 그리고 이메일까지 전부 모두에게 공유하는 게임입니다. 가족만큼이나 오랜 시간 서로를 알고 지내왔고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였기에 서로가 모르는 비밀은 없을 거라 믿으며 그들은 자의 반 타이반 이 게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게임과 함께 시작된 월식처럼 지구의 그림자가 조금씩 달의 일부를 지어갈 때마다 그들이 감추고 있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비밀들에 의해 그들의 관계는 점점 파국을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던 걸까요. 오늘은 영화 '완벽한 타인'을 다시 살펴보면서 혹시 우리가 놓친 부분들은 없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인의 이야기로 시작된 게임

게임을 시작하기 전 그들은 '순대'라는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스물한 살의 여자와 불륜을 저지른 사실이 들통이 나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순대'의 이야기. 그런데 이 장면을 자세히 보면 유독 한 사람만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석호'의 아내 '예진'이었습니다. 그녀는 바람이 났다는 이야기에 자신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와인만 들이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갑자기 클로즈업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준모'의 바람 얘기에 순간적으로 굳어지는 그녀의 표정. 그 뒤로도 '준모'와 '예진' 둘 사이에는 온갖 묘한 기류가 흐릅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 되자 갑자기 '예진'은 모두에게 게임을 제안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 내내 '예진'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보는 건 남편인 '석호'가 아니라 '준모'의 핸드폰입니다. 사실 지금 '석호'와 '예진'의 부부 관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미 둘은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진'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를 한 상태로 보입니다. 다시 게임으로 돌아와서 점점 '예진'과 '준모'의 관계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준모'가 아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한 귀걸이. 도대체 그 귀걸이는 누구에게 선물한 걸까요. 그리고 비로소 밝혀진 '준모'의 비밀. 그런데 놀랍게도 귀걸이는 '예진'에게서 나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예진'과 '준모'는 불륜 관계였습니다. 그런데도 '준모'는 또 다른 여자와도 바람을 피우고 있었죠.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예진'과 '준모'는 각자의 배우자들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진'은 평소 성형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좋아하는 준모를 위해 가슴 성형까지 받으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준모'가 자신 외에 또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채게 됩니다. 하지만 철저하고 조심성이 많은 '준모'의 성격 탓에 심증만 있을 뿐 확실한 물증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진'은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핸드폰 게임을 통해 '준모'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불륜 상대인 '준모'는 이 자리에 있으니 게임을 통해서 자신의 불륜이 들통날 위험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계산이 끝난 '예진'은 모두에게 게임을 제안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준모'가 정말로 바람을 피우고 있음을 알게 되고 '예진'은 큰 배신감을 느끼며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합니다. 그런데 '석호'는 '예진'과 '준모'의 관계를 정말 몰랐던 걸까요. 어쩌면 '석호'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모두와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그냥 모른 척 완벽한 타인으로 남고자 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인간관계의 허망함

완벽한 타인이 훌륭한 것은 완벽에 가깝게 인간관계의 허망함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친구라는 것만큼 이상한 관계도 없죠. 어린 시절부터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만나보면 나오는 에페소드는 모두 학창 시절의 것 혹은 과거의 몇 가지 사건에만 머물러 있고 그걸 되풀이하면서 추억을 팔고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에서 끝나는 오락에 가까운 관계가 됩니다. 가깝지만 멀고, 의지하고 싶지만 피하고 싶은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로를 가늠하고 때로는 과시하고 멸시하고 무시당하는 이상한 관계. 어쩌면 인간관계는 상상 이상으로 허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관계나 인연은 사실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던 연인도, 서로 없으면 죽을 것처럼 애를 타지만 헤어지면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는 것이 현실인데 하물며 친구관계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리고 이 영화는 인간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트집, 친구 관계에 대한 발칙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그 얇음을 웃음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영화 그것이 '완벽한 타인'의 정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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